나이 들어서 살 안 빠진다는 건 진짜 핑계일까?
"30대, 40대가 되니 예전처럼 똑같이 먹는데도 살이 찌고 굶어도 도통 안 빠지시나요?" 아마 다이어트를 검색해서 이 글을 클릭하신 분들이라면 십중팔구 깊이 고개를 끄덕이셨을 겁니다. 우리는 보통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가 떨어져서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그로 인해 나잇살이 찌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왔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여러분이 지금까지 굳게 믿고 있던 다이어트에 관한 가장 큰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을 놀라운 과학적 사실을 하나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여러분이 살이 안 빠지는 이유는 결코 야속한 '나이'나 '떨어진 신진대사' 탓이 아닙니다!

■ 세계적인 과학 저널이 밝혀낸 신진대사의 비밀
2021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아주 흥미로운 논문 한 편이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인간 생애 전반에 걸친 일일 에너지 소비량 분석'이라는 연구입니다.
연구진은 생후 8일 된 신생아부터 95세 어르신까지, 전 세계 29개국 6,4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일일 에너지 소비량을 추적했습니다. 이때 사용한 방법이 일명 '이중표지수분법'이라는 것인데요. 쉽게 말해 우리가 마시는 물에 특별한 표시를 한 뒤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성분을 분석하여 우리 몸이 하루에 칼로리를 얼마나 완벽하게 소모하는지 정확히 측정하는 최첨단 기술입니다. 그동안은 대략적인 계산법에 의존해 왔다면 이번에는 과학계에서 가장 정확하다고 인정받는 방식을 통해 인간의 평생 대사량 변화를 낱낱이 파헤친 것입니다.
■ 충격적인 결과! 20대와 60대의 신진대사는 똑같다?
가장 궁금해하실 실험 결과를 살펴볼까요? 연구진이 밝혀낸 인간의 신진대사 그래프는 우리가 상식이라 믿었던 것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인간의 대사량은 생애에 걸쳐 크게 4단계로 나뉘어 변하고 있었습니다.

첫째, 신진대사가 가장 폭발적으로 높은 시기는 1세 미만의 아기 때였습니다. 이때는 성인보다 무려 50%나 더 많은 에너지를 태웁니다.
둘째, 1세부터 20세까지는 매년 약 3%씩 대사량이 서서히 줄어듭니다. 흔히 10대 때 돌도 씹어 먹는다고 하지만, 사실 진짜 대사량의 전성기는 영유아기였던 셈이죠.
셋째, 대망의 20대부터 60대까지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우리가 흔히 "나잇살이 찐다"고 한탄하는 30대, 40대, 50대의 신진대사는 20대 시절과 완벽하게 똑같았습니다. 60세가 될 때까지 우리의 몸은 칼로리를 태우는 능력을 전혀 잃지 않고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60세가 넘어가면서부터 비로소 신진대사가 1년에 약 0.7%씩 아주 미세하게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90대가 되어서야 50대 시절보다 대사량이 26% 정도 낮아지는 것이죠.
■ 그렇다면 내 뱃살은 도대체 왜 찌는 걸까?
이쯤 되면 "아니, 20대랑 대사량이 똑같다고요? 그럼 내 뱃살은 도대체 왜 안 빠지는 건가요?!"라는 억울한 질문이 바로 나오실 겁니다. 과학적 진실은 이렇습니다. 우리의 엔진(신진대사)은 여전히 쌩쌩하게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긴 건 엔진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몸을 사용하는 '생활 습관'입니다.
여러분의 20대 시절과 지금을 가만히 비교해 보세요. 직장 생활과 육아에 지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훨씬 길어지지 않으셨나요? 스트레스로 인해 늦은 밤 야식이나 달콤한 간식을 찾는 횟수가 늘어나지는 않았나요? 겉으로는 예전과 똑같이 먹고 움직이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일상 속 신체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근육량도 감소하면서 내가 섭취하는 칼로리가 소모하는 칼로리를 앞지르게 된 것입니다. 즉, 몸의 엔진은 그대로인데 내가 움직이는 양을 줄이고 연료(음식)만 많이 넣은 셈입니다.
■ 좌절은 금물! 오히려 기뻐해야 할 다이어트의 희소식
어떻게 보면 "결국 내 탓이었다니!" 하고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긍정적으로 바꿔보면 이것만큼 희망차고 반가운 소식도 없습니다. 만약 정말로 나이가 들어서 신진대사가 뚝뚝 떨어지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면 우리는 나잇살을 절대 이길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뼈를 깎는 노력을 해도 몸의 기능 자체가 망가졌으니 살이 찌는 걸 막을 도리가 없겠죠.
하지만 하버드를 비롯한 세계 최고의 연구진이 증명했듯 여러분의 몸은 여전히 20대처럼 훌륭하게 지방을 태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라는 핑계는 이제 쓰레기통에 과감히 버리셔도 좋습니다. 오늘부터 엘리베이터 대신 조금 더 의식적으로 계단을 걷고 퇴근 후 20분이라도 가벼운 홈트레이닝이나 걷기를 시작해 보세요. 나이가 들며 자연스레 빠져나가는 근육을 지키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식단에서 불필요한 당분만 줄여도 여러분의 몸은 20대 시절처럼 정직하고 빠르게 반응할 것입니다.
■ 그러나, 운동만으로 살을 빼는 것은 매우 어렵다!
대사율은 20세부터 60세까지 거의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었지만, 운동량을 급격히 늘려도 일일 총 에너지 소비량(TDEE)이 그만큼 정비례해서 늘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우리 몸은 운동으로 에너지를 많이 쓰면 보이지 않는 다른 신체 기능(면역 시스템, 세포 수선 등)에서 쓰는 에너지를 줄여 총소비량을 일정 수준으로 맞추려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운동만으로 살을 빼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합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더라도 식단 관리가 병행되지 않으면 몸이 스스로 에너지를 아끼기 때문에 감량 효율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운동의 목적을 단순히 '칼로리 소모'에 두지 말고, '대사 효율 개선'과 '건강 유지'에 두어야 하는거죠.
■ 당신의 나이는 다이어트하기 가장 좋은 나이입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생애 주기에서 20대부터 60대까지 에너지를 소모하는 능력은 절대 변함없이 유지됩니다. 나잇살이라는 두려운 환상에서 벗어나 내 일상 속의 작은 습관들을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살이 찐 이유가 나이가 들면서 신진대사가 떨어진 탓이라고 치부했습니다. 그러나 이 논문을 접하고 나서 '아, 내가 먹는 건 어릴 때보다 늘었는데 움직임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구나!'를 깨닫고, 최대한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망가진 엔진 탓을 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고 쌩쌩한 내 몸의 엔진에 좋은 연료를 넣어주고 제대로 굴려줄 차례입니다. 오늘부터 식후 10분 걷기나 물 자주 마시기 같은 아주 작은 목표부터 하나씩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되찾기 위한 여러분의 멋진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할 뿐, 여러분의 다이어트 엔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으니까요!
위 포스팅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2021년 Science지에 게재된 "Daily energy expenditure through the human life course" 논문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